타이틀 : 테일즈 오브 리버스
제작 : 반다이남코
발매일 : 2004.12.06
CERO : B(12세)
◈ 전체 감상
발매는 레젠디아나 어비스보다 이 쪽이 먼저였지만 일단 한글이 아니었고(..) 악평이 좀 있어서 손대기 겁내고 있다가 겨울에 겨우 잡은 게임.
결론만 말하면 상당히 재미있게 했다. 스토리도 보기보다 굉장히 묵직하고 (만들어진 시기 당시에는)가볍게 보기 힘든 내용이었구.
테일즈 시리즈 치고는 내용이 굉장히 어두웠다. 요즘 나온 애들이나 이전 시리즈가 어둡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이 게임은 등장인물들이 모여서 파티를 이룬 계기 자체가 심각한 주제이기 때문에 파티 분위기가 자주 침몰한다 ㅋㅋㅋㅋ 분위기 띄워주려는 마오와 티트레이가 딱할정도; 스토리도 종족간의 차별을 다루는 내용이라 마냥 웃으며 즐길수는 없고;
언제나 그렇듯이 플2 시절의 게임들이 다 그렇지만 인카운트율이 장난 아니어서 빡친적 좀 많았고 ^^ 그래도 전투방식에 익숙해지고 나선 테오데2나 레젠디아에 비해선 편안하게 플레이 했음.
◈ 시스템
사실 이 게임, 중간에 고비가 있었다..
전투 방식이 너무 생소해서 초반은 어찌저찌 했는데 중반부 들어가니 더이상 막무가내로 진행하는 건 안될정도로 무수히 많은 게임오버를 당해서 때려칠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 ㅋㅋㅋㅋ 원인은 내가 전투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의 테일즈 시리즈를 하는 것 마냥 닥돌했던게 문제였고 ^^;
닥돌자체는 상관이 없는데 문제는 이 게임 회복 아이템이 너무 적고 힐링 스킬이 없어서.. 알고보니 라인에 따라 HP회복을 하는 방식이 따로 있더라.. 이걸 몰라서 정말 어마어마하게 고생했고 ㅠㅠ...
결국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베이그에서 마오 or 힐다로 변경해 진행하는 걸로 해결했고..! 근딜 캐릭은 어떻게 해도 내가 HP회복 타이밍을 잡아줄 수가 없으니 나보다 잘하는 AI에게 맡기고(..) 상대적으로 공격이 느려서 타이밍 잡기가 좋은 후방 캐릭터를 내가 잡은 것.
그 뒤부턴 정말 전투가 재미있어져서 필드전투 하나하 조우할 때마다 정말 열심히 달렸고. 인카운트가 좀 짜증나긴 했지만 점점 손에 익어서 스피디하게 나갈 수 있어서 후반부에선 오히려 진행에 어려움이 없었다.
◈ 캐릭터
※ 언제나 그렇듯 스포일러 주의
캐릭터는 마오 하나만 보고 달렸고.. 그냥 캐릭터 분배상 꼭 들어가는 소년캐라고 생각해서 별 관심 없었는데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하는 짓이 이뻐지더라.. 주로 쓰는 캐릭이다보니 마법쓰기쉬움+힐러 담당이라 정붙어서 그런것도 더 있고 후반의 정체도.. ^.^(정말 한결같은 소나무 취향) 마오의 이야기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결국 유진이 마오는 마오라고 하는 말에 후련하게 털어내는거 넘 보기 좋았다 ㅎㅎ
휴마도 가쥬마도 아닌 신의 분신으로 다들 세상을 떠날때 이 세계에 남았을때 부모들과 이별하는 장면 좀 찡했그.
다음으로 좋아한건 유진이랑 클레어!
레젠디아때의 안 좋은 기억으로 이번에도 별반 기대를 안한(첨부터 납치당했다고 하니..) 히로인이었는데 의외로 멘탈갑인 아가씨.
진짜 재수없게 아가테의 마음에 들고 하필 폴스도 일치해서 개고생하게 된 케이스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그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고 몸이 바뀐 자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베이그 때문에 다시 고생하고나서도 결국은 용서해주는 눈물나는 아가씨였음 ㅇㅅㅠ.. 아가테랑의 관계도 좋았고 전투엔 참여하지 않지만 스토리 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히로인이었다.
유진은 그 자체로도 괜찮은 캐릭터였고 외모과 마음에 들었고(!) 마오와의 조합도 좋았다. 유진과 마오 페어는 유사가족이랄까 큰형과 막내같은 느낌이라 넘 좋아하구 ㅠㅠ 후반가선 동료에 가까워졌지만 그래서 더 좋구 ㅇㅇ 마음에 든 캐릭인만큼 다른 캐릭과 달리 유진의 시련은 너무 흐지부지 대충 넘어가서 좀 아쉬운감이 있었음.
아가테 공주님은.. 사실 만악의 근원인데 결국 본인이 그 대가를 다 받고 떠난 케이스라 그냥 안타까울 뿐..
사랑을 하는 철없는 공주님이었을 뿐인데 바깥에서 구르고 또 구르면서 자기가 저지른 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알고 스스로 종족간의 차별을 겪어보면서 성장하고 나중에는 목숨을 바쳐서 왕국을 구하고 자기 잘못을 되돌린 거 멋있고 안타까웠다.
사실 포지션만 엔피시였지 스토리 상으로는 리버스의 진짜 주인공은 아가테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구. 사건을 만들고 휘말린 두 여캐가 스토리의 중심이 된 거 너무 좋았다 ^^
힐다도 좋았어.. 배경이 정말 안습하기 그지없는 언니였는데 풀리는 과정까지 뭐하나 정말 쉽지 않은 분이셨음..
부모한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삐딱해졌는데 알고보니 하프의 힘을 탐낸 토마한테 빼앗긴 거였고 인생 자체가 송두리째 망가진거라 극복하기 굉장히 힘든 일이었을 텐데 좋은 방향으로 극복해내서 다행이었구. 마음의 응어리가 풀린 뒤에도 여전히 쎈언니라서 더 좋았고! 우리의 든든한 딜러언니 사랑해 ㅠ0ㅠ
애니는 여러모로 쓰기 좀 어려웠던 캐릭이었던지라 전투에 잘 넣지 않았는데 비중이나 성격과 더불어 그래서 다른 캐릭에 비해 정이 좀 덜갔고. 키는 유진과의 관계였는데 각각의 사정으로 솔직해지지 못하고 이야기를 지지부진하게 끄는게 좀 답답했음.
애니가 가쥬마를 혐오하는 태도가 좀 극단적이라 보는내내 힘들기도 했고, 혐오를 극복해보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뭔가 매끄럽지 않고 설정상 노력했다. 라는 보여주기식 전개로 보여서 ㅇㅅㅇ;;
티트레이는..사실 특별한 고난도 없고 비중도 별로 없어서 분위기 전환할때나 잠깐 뜨고마는 캐릭이긴 한데 ㅋㅋㅋ 뒤로 갈수록 얘의 진면목이 보이는게 진짜 멘탈갑에 대인배임. 비중이 적은 게 똑같이 시련을 받았음에도 받아들이는 마인드가 전혀 달랐던 것 같고. 티트레이 입장에서 자신이 살던 마을이나 세리스가 죽는 광경은 가장 큰 고통이었을 텐데 흔들리지 않았다는게 대단하고. 나중엔 베이그 한방 먹이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후반부와서 급호감된 캐릭.
베이그는 음.....음... 주인공이 이렇게 존재감이 없어도 되는 것인가..싶을 정도로, 분명 파티의 리더는 베이그인데 베이그 자체의 존재감이 약했음. 잘 보일 땐 클레어를 찾을때만..?
원래 성격이 조용한 것도 있지만 여행의 목적이 클레어를 찾기위한 거였고 애초에 첫 시작이 자기가 가진 폴스의 영향으로 클레어가 얼음에 갖히게 되면서 시작하기 때문에 굉장히 우울하고 삽질만 가득함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엔 이거 때문에 간신히 재회한 클레어와도 틀어져서 문제가 생기고 티트레이한테도 한 방 맞고 ^^; 테일즈 게임들의 주인공이 다 그렇듯 후반에는 정신적으로 성장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나서는 타입은 아니라서 존재감이 큰 주인공은 아니었음.
여기까지 쓴 걸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게임 남캐보다 여캐가 더 매력적이고 활약이 많다. 스토리의 중심은 거의 아가테&클레어가 잡고감. 오래된 게임만 아니면 한번쯤 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고 말 한번 던져보고 싶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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